
저는 처음 주식을 시작했을 때 증권 앱에서 삼성전자를 검색하고 아무 생각 없이 위에 뜨는 걸 눌렀습니다. 그런데 나중에 알고 보니, 같은 회사 주식인데도 어떤 걸 사느냐에 따라 10년 뒤 통장에 수천만 원 차이가 생길 수 있었습니다. 그 선택의 이름이 바로 '삼성전자우'였습니다.
삼성전자 우선주와 보통주, 숫자로 보면 다르다
삼성전자를 증권 앱에서 검색하면 두 개가 뜹니다. 종목코드 005930인 삼성전자 보통주, 그리고 종목코드 005935인 삼성전자우입니다. 뒤에 붙은 '우'가 우선주(優先株)를 뜻합니다. 여기서 우선주란 주주총회에서 의결권을 행사하지 못하는 대신, 보통주보다 배당을 우선적으로, 그리고 조금 더 많이 받을 수 있는 주식을 말합니다. 1840년대 영국 철도 회사들이 기존 주주의 지분 희석 없이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고안한 구조가 지금까지 이어진 것입니다. 2024년 기준으로 삼성전자 보통주의 분기 배당금은 주당 361원, 우선주는 362원이었습니다. 1원 차이입니다. 이것만 보면 별 의미 없어 보입니다. 하지만 진짜 차이는 주가에서 나옵니다. 2025년 기준으로 보통주가 7만 원대에 거래될 때, 우선주는 57,000원 안팎이었습니다. 약 13,000원 이상 쌉니다. 여기서 시가배당률(배당수익률)이라는 개념이 중요해집니다. 시가배당률이란 내가 실제로 주식을 산 가격 대비 얼마의 배당금을 받는지를 비율로 나타낸 것입니다. 받는 금액이 같아도 더 싸게 샀다면 수익률이 더 높아집니다. 같은 물이 나오는 수도꼭지인데 하나는 50만 원, 하나는 42만 원이라면 당연히 42만 원짜리가 낫습니다. 삼성전자 보통주의 시가배당률이 통상 2% 내외인 반면, 우선주는 같은 기간 3% 이상을 기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2024년 11월 주가 하락 시점에는 삼성전자우의 예상 배당수익률이 3.38%까지 올라가기도 했습니다.
배당 수익률과 배당 재투자
그러면 같은 6,000만 원을 투자했을 때 어떤 차이가 생기는지 계산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보통주(주당 70,000원 기준): 약 857주 매수 가능, 둘째, 우선주(주당 57,000원 기준): 약 1,052주 매수 가능, 셋째, 주식 수 차이: 약 195주 (약 22% 더 많이 보유) 입니다. 주당 연간 배당금을 1,444원으로 가정하면, 보통주 보유 시 연간 약 123만 7,000원, 우선주 보유 시 약 152만 원의 배당금을 받습니다. 1년에만 28만 원 이상 차이가 납니다. 단순 합산으로 10년이면 280만 원 이상입니다. 여기에 복리 효과까지 더해지면 격차는 훨씬 벌어집니다. 배당재투자 전략이란 분기마다 들어오는 배당금을 소비하지 않고 다시 주식을 사는 데 사용하는 방식입니다. 삼성전자는 분기배당을 실시하므로, 매년 4월, 5월, 8월, 11월에 배당금이 입금됩니다. 이 금액으로 주식을 추가 매수하면 보유 주식 수가 늘고, 다음 분기에 더 많은 배당이 들어오는 구조가 반복됩니다. 이것이 복리(複利)입니다. 복리란 원금에서 발생한 이자에 다시 이자가 붙는 방식으로, 시간이 길어질수록 초반과는 비교할 수 없는 속도로 자산이 불어나는 구조입니다. 배당수익률 2%와 3%짜리 주식에 1억 원을 넣고 20년간 복리로 재투자하면, 2%는 약 1억 4,858만 원, 3%는 약 1억 8,061만 원이 됩니다. 배당재투자만으로 3,200만 원 이상 차이가 납니다(출처: 금융감독원 금융교육센터).
괴리율 : 우선주가 무조건 답이라는 시각, 저는 조금 다르게 봅니다
우선주가 배당 투자에 유리하다는 건 분명한 사실입니다. 그런데 "무조건 우선주가 낫다"는 의견도 있는데, 저는 이 부분에서는 조금 다르게 봅니다. 시장은 항상 같은 방식으로 움직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2025년 삼성전자가 반도체 기대감에 급등하던 시기, 보통주가 21% 오를 때 우선주는 18% 상승에 그쳤습니다. 단기 주가 차익을 노리는 투자자라면, 보통주의 모멘텀이 더 강하게 작용할 수 있습니다. 모멘텀이란 주가가 오르는 방향으로 추가 상승 에너지가 붙는 현상으로, 상승장에서는 인지도가 높은 보통주 쪽에 이 힘이 더 강하게 실리는 경향이 있습니다. 또한 우선주의 거래량은 보통주보다 적습니다. 삼성전자우 정도면 국내 우선주 중 유동성이 가장 좋은 축에 속하지만, 급하게 매도해야 하는 상황에서는 원하는 가격에 팔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규모가 작은 종목의 우선주라면 이 문제가 훨씬 심각해집니다. 한 가지 더 짚고 싶은 건 삼성전자 한 종목에 집중하는 것 자체의 리스크입니다. 반도체 업황이 나빠지거나 글로벌 경기가 흔들리면 배당이 줄어들 수 있고, 그렇게 되면 우선주의 가장 큰 강점이 크게 약해집니다. 이 전략은 "삼성전자 투자법"이라기보다, 같은 회사 주식이라면 가격과 배당수익률 구조를 비교해서 선택하라는 원리로 이해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도 제가 직접 계산해보고 나서는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10년, 20년 지평으로 배당을 꾸준히 쌓겠다는 목적이라면, 같은 돈으로 주식을 22% 더 많이 살 수 있는 구조를 외면할 이유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지금 삼성전자우를 적립식으로 모아가고 있습니다. 적립식 투자란 매달 일정 금액을 꾸준히 매수하는 방식으로, 주가가 쌀 때 자동으로 더 많은 주식을 사고 비쌀 때 조금 덜 사는 평균매입단가(코스트 에버리징) 효과를 냅니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행동도 참고할 만합니다. 삼성전자 보통주의 외국인 지분율이 55~57% 수준인 반면, 삼성전자우의 외국인 지분율은 85%를 넘은 시기도 있었습니다. 이들은 처음부터 경영 참여가 아닌 배당수익률과 저평가 주가를 목적으로 들어온 것입니다. 2025년 상법 개정으로 이사의 충실 의무 대상이 '회사'에서 '회사 및 주주'로 확대되면서, 앞으로 기업의 주주환원 압력이 높아질 가능성도 있습니다(출처: 국가법령정보센터). 배당이 늘어날수록 이미 배당수익률이 높은 우선주 주주에게 유리한 구조가 됩니다. 결국 괴리율이 높을수록, 즉 보통주와 우선주의 가격 차이가 클수록 우선주의 투자 매력은 커집니다. 반대로 괴리율이 5% 이하로 좁혀진 상태라면 굳이 우선주를 고집할 이유는 줄어듭니다. 지금 괴리율이 어느 수준인지는 증권 앱에서 직접 확인해보시는 것을 권합니다. 투자에서 익숙한 것을 선택하는 건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하지만 제 경험상, 구조를 이해하고 나면 선택의 기준 자체가 달라집니다. 단기 주가 차익이 목적이라면 보통주가 맞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배당을 오래 쌓아가겠다는 분이라면, 같은 회사, 더 싼 가격, 더 높은 배당수익률이라는 구조를 한 번쯤 진지하게 들여다볼 필요가 있습니다. 처음부터 안 들어오는 돈은 10년이 지나야 비로소 눈에 보이기 시작합니다. 이 의견은 개인의 경험을 공유한 것이며, 전문적인 금융 투자 조언이 아닙니다. 투자 결정은 본인의 판단과 책임 하에 이루어져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