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스닥 액티브 ETF. 코스닥 1,000포인트, 흔히 '천스닥'이라 부르는 그 선이 지금도 버텨주고 있습니다. 코스피가 6,000을 찍고 5,000대로 내려앉은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입니다. 그 뉴스를 보며 저는 수년 전 코스닥에서 호되게 당했던 기억이 떠올랐습니다. 그리고 이번에 출시된 코스닥 액티브 ETF를 보며, 그때와는 조금 다른 접근을 해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바이오 리스크 : 바이오 임상 실패, 그날 밤의 기억
저는 한때 코스닥 시장을 만만하게 봤습니다. 주식이라는 게 어느 정도 공부하면 계산대로 움직일 거라고 믿었으니까요. 그때 한창 바이오 열풍이 불었고, 지인의 말 한마디에 이름도 생소한 종목에 큰돈을 실었습니다. 임상 성공 소식이 나올 것 같다는 이야기였죠. 직접 겪어보니 코스닥은 제 생각보다 훨씬 거칠고 변화무쌍한 곳이었습니다. 임상이란 신약이나 의료기기가 실제로 효과가 있는지 사람을 대상으로 검증하는 단계를 말합니다. 문제는 이 결과가 전문가도, 심지어 그 회사 임원도 예측하기 어렵다는 점입니다. 저는 그 사실을 뼈저리게 배웠습니다. 임상 실패 뉴스 한 줄이 뜨자 주가는 하한가로 직행했고, 그날 밤 제 인생 설계도가 통째로 흔들리는 공포를 맛봤습니다. 그때 깨달았습니다. 종목 하나에 운명을 거는 건 투자가 아니라 도박이라는 사실을요. 코스닥에는 1,800개가 넘는 종목이 상장되어 있습니다. 그 사이에서 텐배거, 즉 투자 원금 대비 10배 이상의 수익을 올릴 종목을 개인이 직접 골라낸다는 건 일반 면허증을 손에 쥔 채 F1 트랙에 경차를 몰고 나가는 것과 다를 바 없습니다. 코스닥 종목 선택의 난이도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수치가 있는데,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닥 상장 종목 중 연간 50% 이상 하락하는 종목의 비율이 적지 않고, 바이오 섹터는 특히 변동성이 크다고 알려져 있습니다(출처: 한국거래소).
운용사 비교 : 3곳의 전략, 뭐가 다른가
그 뼈아픈 경험 이후 저는 전문가의 안목을 빌리기로 했습니다. 최근 출시된 코스닥 액티브 ETF가 바로 그 선택지였습니다. 여기서 액티브 ETF란 단순히 지수를 추종하는 패시브 방식과 달리, 펀드 매니저가 직접 종목과 비중을 선택해 운용하는 구조입니다. 패시브가 시장 흐름을 그대로 따라간다면, 액티브는 매니저의 판단으로 시장을 이기려는 전략입니다. 현재 코스닥 액티브 ETF를 출시한 운용사는 삼성자산운용, 타임폴리오, 한화자산운용 세 곳입니다. 제가 직접 세 곳의 포트폴리오를 들여다봤는데, 운용 철학이 꽤 뚜렷하게 갈립니다. 1. 삼성자산운용: 성호전자, 큐리언트, HVM, 파두, 성우하이텍 등 비교적 생소한 중소형주 중심. 공격적인 베팅으로 초반 수익률이 돋보였습니다. 2. 타임폴리오: 에코프로, 에코프로비엠, 종근당, 레인보우로보틱스, ABL바이오 등 이미 검증된 대형 성장주 위주. 안정성을 우선시하는 전략입니다. 3. 한화자산운용: 코스닥 150 지수를 기반으로 설계. 코스닥 150이란 코스닥 전체 1,800여 개 종목 중 시가총액과 거래량 기준 상위 150개를 추린 지수로, 시장 대표성이 높습니다.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액티브라고 해서 다 같은 전략일 거라 생각했는데, 세 곳의 접근법이 이렇게 다를 줄은 몰랐습니다. 야구에 빗대자면, 삼성은 초반 3회에 홈런을 터트리는 공격 야구, 타임폴리오는 9회까지 실점을 줄이는 안정 야구, 한화는 선발 라인업 자체를 압축한 선택적 야구입니다. 운용 보수, 즉 ETF를 보유하는 동안 매년 떼어가는 수수료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1억 원 투자 기준으로 수수료 차이가 연간 약 20만 원처럼 느껴질 수 있지만, 복리로 20년이 쌓이면 최대 500만 원까지 벌어집니다. 다만 제 경험상 이건 두 번째 우선순위입니다. 어떤 종목을 담았느냐가 수익률을 가르는 첫 번째 변수이기 때문입니다.
분산 투자로 코스닥 바다를 항해하는 법
제가 현재 택한 방식은 세 개 ETF를 모두 소액으로 보유하는 것입니다. 직접 공부하는 차원에서 소액으로 매수했고, 틈틈이 편입 종목과 비중 변화를 노트에 기록하고 있습니다. 하나에 올인하지 않고 세 가지 운용 철학을 동시에 담아가면, 코스닥 전체를 폭넓게 커버하는 효과를 낼 수 있습니다. 분산 투자(Diversification)란 자산을 여러 종목이나 섹터에 나눠 담아 특정 종목의 폭락이 전체 포트폴리오에 미치는 충격을 줄이는 전략입니다. 단일 종목에 집중했다가 임상 실패 한 방에 무너진 과거의 저와는 완전히 다른 접근법입니다. 물론 액티브 ETF라고 해서 무조건 믿고 맡기는 건 금물입니다. 이름만 액티브고 실제로는 수수료만 비싸면서 패시브보다 못한 성과를 내는 경우도 분명히 존재합니다. 코스닥 바이오 종목 특성상 CAGR(연평균 복합 성장률, 즉 매년 얼마나 꾸준히 성장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이 높게 나와도 그게 지속될 보장은 없습니다. 금융감독원 공시 시스템에서 각 ETF의 편입 종목과 운용 보수, 과거 수익률 이력을 주기적으로 확인하는 습관이 필요합니다(출처: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정부의 코스닥 밸류업 정책과 맞물려 '3,000스닥'이라는 목표가 언급되는 지금, 코스닥 시장의 분위기는 분명히 달라졌습니다. 하지만 시장의 온도가 높아질수록 오히려 더 차갑게 판단해야 합니다. 결국 코스닥은 소액으로 역동성을 즐기되, 큰 비중은 반드시 ETF로 분산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개별 종목 직접 투자는 전문 매니저에게도 쉽지 않습니다. 검증된 운용사가 설계한 액티브 ETF를 활용하면서, 그 안에 어떤 종목이 담기는지 주기적으로 확인하는 것. 저는 그게 지금 제가 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코스닥 투자라고 생각합니다. 이 내용은 개인적인 의견 입니다. 전문적인 금융 투자 조언이 아닙니다. 투자에 신중하세요.